코인노래방 대피 방송·실험실 안전교육 건너뛰는 ‘꿀팁’ 소셜미디어서 범람···여전한 안전불감증


코인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 방송되는 대피 안내 방송, 대학원생들이 매 학기 이수해야 하는 실험실 안전 교육 등 안전 관련 공지를 건너뛰는 꼼수가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안전 교육 제도를 강화했지만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코인노래방에서 소방 안전 방송을 건너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정 업체 반주기를 사용하는 코인노래방에서는 예약 버튼과 숫자 1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안전 방송을 멈출 수 있다./유튜브 캡처

최근 ‘코인노래방 꿀팁’이라며 소방 안전 안내 방송을 건너뛰는 방법이 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코인노래방에 고객이 입실해 돈을 투입하면 노래방 화면에는 소화기 사용 방법, 피난 안내도 등이 담긴 안내 영상이 1분 가량 나온다. 하지만 ‘코인노래방 꿀팁’에 관한 소셜미디어 게시글 등에 따르면 리모콘의 숫자 1 버튼과 예약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이 안내 방송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댓글에서 ‘답답한 소화기 멘트 지우는 법 찾았다’ ‘다음에 가서 건너뛰어 봐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4일 오후 5시쯤 본지 기자가 서울 관악구의 한 코인노래방을 방문하니 화면에는 비상 대피 안내도가 표시됐다. 소셜미디어 게시글 내용을 따라해보니 화면은 환경 설정 창으로 바뀌고 안전 방송은 즉시 끊겨버렸다. 코인노래방과 같은 다중이용업소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2조에 따라 피난안내도를 비치해야 하고, 피난안내 영상물을 상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 노래반주기 업체 관계자는 “이런 꼼수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피로 안내 방송 상영이 의무인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대안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관악구의 한 코인노래방 화면. 소방 안전 방송이 흘러나오자마자 본지 기자가 예약 버튼과 숫자 1 버튼을 동시에 누르니 환경설정 화면이 나오며 방송은 끊겼다./김도연 기자

다른 업체의 반주기를 사용하는 코인노래방에서는 노래 검색창을 띄워두고 지폐를 넣으면 선곡 전에 나오는 대피 안내 방송이 상영되지 않는다.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A(25)씨는 “친구가 이 방법을 알려준 덕에 최근 3년 동안은 대피 안내 방송을 거의 듣지 않았다”며 “어차피 똑같은 방송이 반복되는데 매번 다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대학원생들은 비상 상황을 대비하는 실험실 안전교육을 건너뛰는 팁을 공유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학기마다 국가연구안전관리본부가 제공하는 ‘실험실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 등에는 2~6시간짜리 동영상 강의를 10배속으로 듣거나 듣지 않고도 이수 처리하는 방법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 가령 교육 사이트 소스 코드나 인터넷 주소(URL)를 수정하는 방식 등이다. 관련 게시물에는 ‘지금은 이 방법들이 적용되지 않으니 다른 방법을 공유해달라’ ‘힘들어 죽겠는데 언제 다 들으라는 거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국가연구안전관리본부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소스 코드를 바꾸는 등 강의를 제대로 이수하지 않는 방법이 공유됐다”며 “이런 꼼수가 작용하지 않게 확인하고 우회하는 방법들을 차단하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임모(29)씨는 “매 학기 과 차원에서 ‘실험실 안전 교육 이수율이 낮으니 교육을 들어달라’는 공문이 내려오지만 제대로 듣지 않을 때가 많긴 하다”며 “연구생 사이에 영상을 빠른 속도로 배속해 들을 수 있는 코드가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꼼수까지 써가며 안전 교육을 회피하는 건 무책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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